행복은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요약
사실 우리는 지나치게 많이 먹는다. 제 위보다 넘치게 먹다 보니 자주 탈이 난다. 넘치게 먹는 것은 탐욕이고, 자연에서 보자면 낭비다. 낭비는 몸을 괴롭게 하는 일이다. 이웃이 비단 금침을 덮는다 해도 내게 부족함이 없으니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고독은 자아, 궁극적인 실재와 만나는 기회다. 떳떳한 양심은 약동하는 삶을 사는 데 꼭 필요하다. 책은 고상한 정신의 양식이다. 책을 읽을 때 나는 고요해진 가운데 몰입한다. 행복이 “사소한 일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따스한 감정의 총합”18)이라면 나는 행복하다. 내 인생의 중요한 의무는 단 하나뿐이다. 단순하게 행복해지는 것, 아름다운 것을 아름다움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 그게 인생 최고의 소명이다. 더구나 내게는 남다른 재능이 있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재능, 훌륭한 시와 오래된 목가구木家具, 귀를 황홀하게 하는 음악의 아름다움에 기뻐할 줄 아는 재능, 수련이 피는 여름 아침, 까르륵거리는 아기, 젊은 여인의 미소에 웃으며 화답할 수 있는 재능 말이다.
-장석주
나도 지나치게 많이 먹었습니다. 나는 변호사인데, 소송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풀고자 했습니다. 80kg이던 몸무게는 97kg까지 늘었습니다. 위가 자주 쓰려서 위생천을 한박스씩 사놓고 냉장고에 두고 먹었습니다. 술로도 풀었습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참을 수 없는 맥주, 막걸리, 와인, 청아 생각에 결국 알코올중독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시계를 사는 것으로도 스트레스를 푼 적이 있습니다. 차고 다니지도 않을 시계를 한번에 3개씩 사기도 했습니다.
많이 먹고, 술에 중독되고, 과소비를 하는 모든 것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던 것이지만, 결국은 더 나자신에게 해로운 것들이었습니다. 다이어트를 해서 10kg이상을 뺀 후에야 과식이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7일이상 참지 못했던 술을 세달 가까이 금주하고야 술이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님을 알고, 아무것도 사지 않고야 이미 내가 가진 것들이 너무 많음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내 가족과 지금 이순간을 향유하지 못했음을, 초콜렛 한개가 그렇게 달콤한 것이었음을, 숨쉬고 커피한잔의 여유를 누리고, 잘 조경된 옆 아파트의 산책길을 걷는 것이 행복함을 늦게 느낍니다. 사람들의 눈을 한번 쳐다보고, 정다움을 주고 받는 것에 소소하지만 순간의 큰 기쁨과 만족이 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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