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의 창세기를 읽다(김재호)

죽음이 오면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김재호작가 2022. 11. 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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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왜 제사가 중요했는지 마흔이 넘어가는 시점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조상을 기리는 것이 왜 중요할까? 그것은 바로 죽음에 임박한 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은 곧 죽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장유유서시대, 유교시대에 어른은 힘이 있었습니다. 노인은 가장 큰 힘이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미래는 무엇입니까? 죽음이고 사후세계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심사는 사후에 만날 자신의 죽은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형님, 누님입니다. 그래서 제사가 중요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전 수능이 있었습니다. 고3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입니다. 수능을 본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입입니다.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점입니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에게는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취업한 사람에게는 결혼이 중요하고, 결혼한 사람은 출산이 중요하고, 출산한 사람은 양육이 중요합니다. 

 

이러저러한 인생을 살다가 보니 어느덧 눈앞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때입니다. 이제는 사후세계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야곱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디에 묻힐지에 관한 것입니다. 

 

삶을 다 산 후에는 삶을 거두어야 할 때가 옵니다. 조상에게서 날 때가 다한 후에는 조상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창세기 49장

 

29 그리고 야곱이 아들들에게 명해 말했습니다. “이제 내가 곧 내 조상들에게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나를 헷 사람인 에브론의 밭에 있는 굴에 내 조상들과 함께 묻어 주기 바란다. 30 그곳은 가나안 땅 마므레 근처 막벨라에 있는 굴인데 내 조부 아브라함께서 헷 사람 에브론의 밭과 함께 묘지로 사신 곳이다. 31 거기에 조부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께서 묻히셨고 아버지 이삭과 그의 아내 리브가께서도 묻히셨다. 그리고 내가 레아도 거기에 묻었다. 32 이 밭과 그 안에 있는 굴은 헷 사람에게서 산 것이다.” 33 야곱은 아들들에게 이렇게 명령하고 침대에 발을 올려 모으고는 숨을 거둬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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