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은 나에게 위기였습니다.
2월에는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여행을 다녀오자 마자 장학금 수혜자가 되었다는 좋은 소식을 받았습니다. 100만원을 조금 넘는 금액이었지만, 가사곤란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성적장학금 대상자에도 동시에 선정되었는데 로스쿨에서 가사곤란장학금 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사실을 듣고, 성적장학금으로 장학금을 받고 싶다고 행정실에 전화했습니다. 행정실에서는 장학금담당 교수님과 이야기 해보라고 했고, 교수님과 통화를 했지만 잘 이야기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법무부의 합격률 50% 공론화가 있어서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로스쿨 입학 당시에는 80%정도는 합격할 것이라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있었는데 1년후가 되자 50%로 바뀌는 듯 했습니다.
전국의 로스쿨생들이 자퇴서를 취합하여 법무부로 가서 시위를 하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 졌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하에 휴학을 감행했습니다. 주변사람들이 모두 말렸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정도 많이 떨어지고, 학비도 없고, 합격률도 정해지지않아 몇년 휴학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면서 학비나 벌자는 생각으로 휴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면접을 보러 다녔지만, 마음을 잡지 못하고, 결국 복학을 결정하면서 마음이 더 다급해졌습니다. 주변사람들 말을 들을걸...뒤늦게 후회를 했지만 어쩔 수는 없었습니다. 휴학기간 동안 자격증이나 따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자산관리사 시험이 있었습니다. 몇주 공부를 해서 기출문제 위주로 풀었는데 기존에 공부하는 방식을 알고 있었던 터라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내 생애 첫 자격증을 취득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학기는 훌쩍 가벼렸고, 다시 복학하면서 학비와 용돈마련을 위해 충청도 어느 대학교 사감으로 취업했습니다. 충청도에서 대구까지 통학을 하면서 저녁에 기숙사 사감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월 100만원 남짓의 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 응시할 수 있는 시험중에 프랜차이즈 전문자격증인 가맹거래사 자격증이 취득가능한 걸 알게 되었습니다.
1차 객관식 시험준비는 제법 쉬웠습니다. 대학교 때 법학을 전공했고, 로스쿨 재학중이라 민법, 경제법 과목은 이미 숙지가 된 상태였고, 경제학, 경영학 등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생소한 과목을 몇주 공부해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2차는 서술형, 케이스풀이형이었는데 가맹사업법을 자세히 분석하고, 이해하면서 외워갔습니다. 자격증학원도 개설되어 있었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그냥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당시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알게되어 마인드맵으로 가지치기를 해 가면서 타이핑을 해가면서 법령을 이해하고 암기했습니다. 결국 그해 2차시험도 동시에 합격하는 기쁨을 얻었습니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요? 휴학으로 1년을 날렸다는, 변호사가 되는 시간이 1년 미뤄졌다는 절망감으로 괴로웠는데, 한해에 2개의 자격증을 최종합격하니 학습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왔습니다. 단기간에 2개의 자격증을 합격할 정도로 학습능력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스쿨 1학년 2학기 모두 성적장학금을 받을 실력이었다는 점도 위안이 되었습니다. 내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이 아니어도 명문대 출신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뒤쳐지지 않는구나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래는 매일경제 기사에 제 가맹거래사 합격 인터뷰가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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