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끈기가 없다. 엄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법대를 졸업할 무렵 약간의 운과 약간의 실력으로 대기업수준의 연봉을 주는 대형로펌에 직원으로 입사했지만 금방 그만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보다 더 안정적이고 좋은 대우를 해주는 금융협회에서도 몇달을 못 버티고 퇴사를 했기 때문이다. 그 후에 엄마는 나를 끈기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엄마는 그 후 나에게 자기 사업을 할 것을 제안했다. 회사생활을 오래 버티지 못하니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하라는 것이었다. 남에게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을 잘 아는 엄마의 뜻 깊은 조언이었다.
나는 엄마의 평가가 반만 맞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퇴사할 마음을 억누르고 버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적응을 하고 잘 다니게 된다. 그런면에서 나는 적응할 시간에 적을을 못하고 끈기없게 회사를 나온 사람이 맞다. 반면 자기주도성이 높은 내 성향을 잘 아는 엄마는 내가 끈기가 없는 것이 회사생활에서는 그렇지만, 회사 밖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했다. 엄마는 회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너는 끈기있는 사람이라고 나를 평가했다.
사실 끈기라는 것은 모든 부분에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좋은 것에 끈기를 가져야지, 안 좋은 것에 끈기를 가지는 것은 불필요하다.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입사를 하게 된 동기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회사에 취업하려고 할 때 나만 취업을 시도하지 않는 것과 돈을 벌지 않는 것이 불안했다. 그래서 그 불안을 피하기 위해 회사에 들어갔다.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나의 불안은 해소되었다. 그러나 내가 원한 진로가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불만이 마음속에 크게 자리잡았다. 그래서 결국 나는 퇴사를 결심했다(이른 퇴사는 내 시간을 낭비하게도 하지만 회사에도 그리고 입사를 간절히 바라는 지원자에게도 폐를 끼치는 것이다). 결국 열망하는 것이 아닌 것에 끈기를 가지기는 어려운 것이다. 끈기는 간절히 바라는 마음과 함께 따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긍정과도 함께간다.
자신이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얼마나 값진 일인가? 또 그것이 좋은 것이라면 그것은 얼마나 소중한가? 끈기는 자연스럽게 아로새겨질 것이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심리학적으로 또는 도덕적으로 좋은 목표를 실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현될 끈기가 기대된다. 그러한 끈기는 그 자체로 빛을 발한다. 땀방울이 마치 다이아몬드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