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한명은 나에게 책임감이 강하다고 말한다. 내가 가족을 잘 돌보는 모습을 보고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하다는 뜻으로 한 말라고 생각한다. 책임을 어떤 역할에서 주어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한편, 자유의 결과로서 책임을 떠올릴 수도 있다. 마음대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언행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그 자유를 행한 사람의 것이다.
책임감이란 자신의 생각, 언행, 태도, 습관, 삶에 대한 주도성이다. 내가 생각한 것에 대하여 내가 책임지는 것, 내가 말한 것에 대하여 내가 책임지는 것, 내가 보인 태도에 대하여 내가 책임지는 것, 내 습관에 대하여 내가 책임지는 것, 내 삶에 대하여 내가 책임지는 것 그것이 책임감이다.
내 삶을 내가 이끌어가겠다는 것 그리고 그 삶의 결과에 대하여도 내가 책임지겠다는 다짐이 책임감이다.
다른 사람에 의해 영향을 받고, 주어진 환경에 영향을 받고, 과거에 영향을 받아서 그 결과 자기 자신이 위축된다면, 그로 인하여 자기 주도성이 약해진다면, 책임감은 많이 약해진다.
책임감은 본능적으로 강한 저항을 일으킨다. 하기 싫은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의무, 얽매이고 구속되는 무언가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에 의하여 자기 삶이 침노되고, 주어진 환경에 제약 당하고, 실패한 과거에 젖어있어서 그런 경우가 많다. 자기 주도성이 없거나 적은 삶에서 타인이 준 의무, 주어진 상황에서 떠맡겨진 일을 억지로 해야 할 때 갖는 무력감은 얼마나 크고 회피하고 싶은 것인지 모른다.
다른 사람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스스로의 생각에 의해 어떤 결정을 내린다면, 주어진 환경을 자기의 관점에 맡게 바꾸어 나간다면, 과거의 실패를 현재의 자신으로 삼지 않고 과거를 재해석해 긍정적인 현재를 만드는 자양분으로 삼는다면 그로 인한 결과는 응당 자신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당연한 것이 된다. 책임감은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겠다는 다짐과도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