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작가 2022. 11. 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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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대의 인문학

 

사십대가 되니 세상의 변화에 둔감해집니다. 변화를 주도하던 세대에서 이제는 변화를 따라가는 세대에 접어듭니다. 5년전에는 미국 저자의 자기계발서에서만 두드러졌던 넷플릭스는 2년전부터는 안방을 점령했습니다. 티비예능을 보다가 유튜브 시청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세상의 흐름은 급격히 변해갑니다. 

 

세상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다보면 무기력함이 느껴집니다. 위기감이 듭니다. 내가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던 때에는 이런 두려움이 없었는데, 세상의 변화에 잘 적응하던 시기에도 여력이 있었는데, 점점 세상에 적응하기가 버거워지고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집니다. 

 

사십대가 되면 자신의 정체성에 물음을 던집니다. 사십춘기라고도 하는 시기입니다. 살아온 삶, 쌓아온 성취, 가던 방향에 의문을 던집니다. 이게 진짜로 내 인생인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가?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나? 

 

급격한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바로 인문학입니다. 역사, 철학, 문학, 종교와 같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탐구하고자 하는 열심이 생깁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심리학, 뇌과학과 같은 사회과학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과학적인 인간분석을 위해서입니다. 

 

상황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을 때 찾아오는 무력감에 나 자신의 길을 잃어버린 방향감 상실, 진정한 나를 찾아가고 싶은 욕구가 섞여 사십대는 인문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공자, 노자, 장자, 사마천, 부처, 인도철학, 호메로스, 플라톤, 칸트, 니체, 톨스토이, 도스도엡스키, 김시습, 이황, 박지원...

 

무기력을 떨치고 진정한 나를 찾아서 나를 성장시키고 나를 이루는 과정을 사십대가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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