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의 극복방법: 공감과 위로 그리고 인지의 힘
불행을 이겨내는 데는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 -권석만-
불행을 느끼는 사람에게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면 그 사람은 따뜻함을 느낀다. 내가 우울증을 앓았을 때도 그랬다. 먼저, 보건소에 갔더니 상담하시는 분이 듣고있다가 제휴 정신건강의학과를 추천해줬다. 추천한 곳으로 갔더니 공감없이 기계적으로 경청하더니 약을 처방해 주었다. 나는 불행한데, 우울한데 그래서 심리상담을 받아보고 싶었는데 공감과 위로없이 다만 약처방이 끝이었다. 우울의 원인을 알고 싶었는데 말이다. 공감과 위로도 더불어 받고 싶은 기대가 있었는데 말이다.
그렇게 보건소 프로젝트가 실패한 후 나는 스스로 집근처의 정신건강의학과로 갔다. 좋았다. 의사선생님이 내 얘기를 잘 들어 주었다. 그리고 공감해 주었다. 어떤 이야기는 자신은 좀 생각이 다르다고 의견을 제시해 주었다. 공감과 위로를 받아서 좋았다. 그리고 약을 처방해 주었다. 나는 우울증이 맞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처방해 준 약을 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고 싶었는데 약에 의존하는 것 같아서 찝찝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계속 심리상담을 하는 줄 알았는데 약처방만 계속되었다. 물론 내가 적극적으로 심리상담을 받고 싶다고 어필하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의사의 처방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의사는 약을 처방해 주는데, 내가 선뜻 심리상담을 해보고 싶다고 제안하기는 어려웠다. 당시에는 그랬다. 결국 나는 내가 하고싶은대로 약복용을 중단했다.
그리고 우울증과 관련된 심리학 논문을 독파했다. 그 가운데 긍정심리학이라는 분야를 알게되었다. 이런 저런 글을 읽는 동안 나는 내 우울증의 원인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울증의 매커니즘을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약 없이도 더이상 우울하지 않게 되었다. 병의 원인과 경과를 스스로 알게 되니, 더이상 병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내 경우는 경증 우울증이었기 때문이었고, 나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해 글을 읽고 파악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집 근처의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의 따뜻한 위로와 공감, 그리고 상담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암시된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도 있다. 아무튼 불행을 이겨내는 데는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
공감과 위로는 직접 사람에 의하기도 하지만 책과 글에 의하기도 한다. 간접체험에 의한 위로와 공감 그리고 병에 대한 인지는 우리를 불행, 우울에서 건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