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심리학 필독서 30(사토 다쓰야)

잘못 이미지화된 것들 바로잡아 잠재력 펼치기(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김재호작가 2022. 10. 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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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카너먼은 노벨상수상자이다. 인간의 의사결정이 합리적이지 않은 면이 제법 있음을 증명해 냈다. 사고과정을 거치지 않은 판단은 주로 직관에 의해 이루어진다. 사고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비합리적일 수 있다. 물론 합리적일 수도 있다. 

 

직관이란?

사고하지 않고도 즉각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것이다. 직관은 다른 원천에 의해 얻지 못하는 인식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감각, 경험, 연상, 판단,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작용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직관을 많이 사용한다. 자동화된 사고시스템 말이다. 생각하지 않고도 운전을 할 수 있고, 매번 젓가락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우리의 삶에서 이러한 직관으로 살아가는 비율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에 문제가 있으면 우리 삶에도 문제가 생긴다. 

 

직관은 주로 무의식적 과정이다. 무의식은 일종의 이미지창고이다. 이 창고에는 합리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비합리적이지만 그냥 저장되어 잇는 이미지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전에 개에 물린 경험이 있는 사람은 모든 개를 공포의 이미지로 무의식에 저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에서 개만 보면 직관적으로 공포스러운 것이라고 판단한다. 개의 종류가 다양하고, 개가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특정상황이 있음에도 그러한 사유작용은 거치지 않은 채 바로 공포상황이라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은 전신마취상태와 같이 우리의 의식이 정지되는 순간에도 우리의 뇌는 활동하고 있음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다. 사람에게 전신마취를 하면 사람의 의식은 마취에 의해 정지된다(간혹 각성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의식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의식이 정지되는 동안에도 꿈을 꿀 수 있다. 포스텍 김승환 교수팀, 이운철 미국 미시건의대 연구원(포스텍 박사), 서울 아산병원 노규정 교수 공동연구팀은 의식과 무의식의 신경학적 경계를 밝혀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의식의 소실은 뇌파의 시간적ㆍ공간적 자기조직화가 깨지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의식이 없어질 때 인지를 다루는 전두엽에서 감각을 다루는 후두엽으로 흘러가는 정보가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고려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무의식은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젊은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자는 동안 10lux 정도의 빛에 노출되게끔 했는데, 10lux는 물체를 겨우 인식할 정도의 약한 빛이다. 실험 결과, 불빛은 다음날 뇌 하부 전두엽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는 작업기억능력 저하로 이어졌다. 작업기억능력은 인지능력과 집중력, 감정 조절, 식욕 조절 등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스페인의 알리칸테 신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은 ‘2011 신경과학(Neuroscience 2011)’ 연례 학술대회에서 관심 바깥에 있는 시각적 변화도 일단은 뇌의 단기기억에 형성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의식’이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무의식’은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변화맹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시각언어에 관해서는 우리 의식이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적게 인식하고 있다. 예컨데 영화에서는 ‘옥에 티’가 일반적으로 나타나지만 이런 실수는 종종 관객들한테 인식되지 못한 채 지나간다. 연속적인 시각 장면에 나타나는 변화를 찾아내는 우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변화맹이라고 알려진 현상이다. 

 

내가 알고 있는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가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고, 내가 의식적으로 결정한 것보다 훨씬 많은 판단을 내 무의식이 내리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직관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의 인식으로 들어 온 무의식은 더이상 직관의 영역이 아니다. 좋은 직관은 계속 발전시키고, 잘못된 무의식적 정보는 수정해서 우리의 삶에 좋은 영향을 주도록 바꾸어야 한다. 

 

개에 물린 적이 있는 사람이 우연히 지나가다 개를 보고 더이상 공포심을 느끼지 않도록 내가 개를 보면 공포심이 생기는 구나하는 것을 인식하고, 모든 개가 다 위험한 것은 아님을 무의식에 주지시키고, 불필요한 공포로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음을 확인하고, 개에 대한 대표이미지를 바꾸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의 실패의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의 자기효용감을 낮추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가진 잠재력에 비하여 과거의 실패 경험은 얼마나 작고 하찮은 것인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한다. 그래야 더이상 무의식이 내 인생의 발목을 잡지 않을 것이다. 잘못된 마음습관도 고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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