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 못한 자격증

따지 못한 자격증

 

변호사시험도 한번에 합격하고, 가맹거래사나 행정사도 며칠 공부안하고 쉽게 취득했는데 떨어진 자격증도 있을까요? 

많습니다. 간절한 마음과 집중력, 몰입도가 없으면 어느 자격증 하나 취득하기 쉬운 것이 없습니다. 제가 가맹거래사나 행정사 자격증을 쉽게 취득한 것은 사실 반드시 취득하겠다는 간절한 마음과 단기간에 엄청나게 집중하고 몰입했던 열망이 있었습니다. 

 

반면, 공인중개사와 공인노무사, 경영지도사 자격증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간절함이 없었고,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먼저, 공인중개사를 따지 못했습니다.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그해 가을에 응시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1차시험은 3일 정도 하루에 2시간정도를 부동산학개론을 공부한 후 합격했습니다. 기고만장했지요.  

 

세상에. 공인중개사 1차를 3일 공부하고 합격하다니, 난 정말 천재인 것이 분명하다.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가고, 기세가 등등했습니다.

 

1차와 같은날 치러진 2차는 모두 과락이었습니다. 40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1년 후 2차시험을 10일 정도 남기고 설렁설렁 2차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공인중개사 2차 과목은 부동산공법, 부동산세법, 부동산공시법, 공인중개사법 등입니다. 

 

모든 과목을 대학교 법학과를 단니면서 그리고 로스쿨때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고도 기고만장했습니다. 결국 또 과락으로 불합격했습니다. 문제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기고만장+자격증을 따려는 의지 없음+불성실=100%불합격이었습니다. 

 

사실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공부량이 있습니다. 단기속성합격이 불가능하 시험인데 기고만장해서 10일만 공부하고 합격하려고 했다니, 얼마나 엉성한 마음입니까? 목표가 간절하지 않다면 결코 합격할 수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공인노무사입니다. 로스쿨 2학년 때 3일 정도를 공부하고 1차를 합격했습니다. 로스쿨에서 배우는 내용과 같으니까요. 3일 정도 공부한 것은 사실 사회보장법이었습니다. 로스쿨에서 수강을 하지 않았으니.

 

로스쿨 3학년때 2차를 공부했습니다. 1학기 기말시험을 마치고 한달 정도 열심히 인적자원관리, 노동법을 공부했고, 과락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인적자원관리가 제일 점수가 높게 나왔습니다. 노동법은 1년 동안 공부하는 수험생에 비해 이론적 깊이, 판례 내용의 현출이 많이 얕았던 것입니다. 이때 뼈저리게 느꼈지요. 다 아는 내용이라도, 경쟁자들이 판례내용을 그대로 쓰면, 나는 결국 불합격이구나. 합격을 예감했는데 정말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서, 다시 도전하지는 않았습니다. 

 

경영지도사도 잠깐 준비를 했습니다. 중소기업청 위원으로 위촉되면서 한달에 두번 정도 법률상담을 가다보니, 경영상담을 하는 경영지도사분들과 친분이 생겼고, 그래서 관심이 가서 따보려고 수험서를 샀지만, 변호사가 된 이후로 마음이 많이 느슨해졌습니다. 며칠 공부하고 응시조차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사람 마음이 달라지면 능력치가 현저히 달라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