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을 바로 붙은 비결?
2009년 28세의 나는 로스쿨을 들어갈 때 정말 전재산이 100만원이 안되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로스쿨을 준비했다.
물론 그전에는 번듯한 금융협회 사원이었고, 대형로펌 연구원이었지만 오랫동안 간직한 법조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퇴사를 한 후 나는 생활비가 없었다.
우연히 고등학교때 친하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를 마주쳤다.
그 친구는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들어왔고, 그 친구 역시 유흥주점과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듯 했다.
우리는 둘다 데면데면했다.
그친구나 나나 순간의 당황과 부끄러움에 얼었다.
나는 아는척해보려했으나, 친구는 모른척했고, 나도 따라서 모른척했다.
짧은 순간의 마주침과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긴 여운의 순간이었다.
어떻게 돈없는 내가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게 되었는지 나도 모른다.
학자금 대출이든 뭐든 받아서 다니면 된다는 무대뽀정신이 있었다.
아마도 그 전에 대학교에 다닐 때 학자금 대출을 받아 본 경험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일단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시작은 할 수 있다. 시작을 한 후 그 다음 단계를 밟아보자.
정말 그랬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입학을 하고, 외부 장학금을 받아 용돈을 마련하고, 충청도의 다른 대학교 사감을 하면서 생활비를 마련했다. 충청도에서 경상도까지 통학을 하면서도 고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사감을 그만두고 난후에는 외국인노동자센터 간사를 했다. 경기도에서 대구까지 먼 통학을 하면서 봄날에는 감기까지 얻었다. 깊은 기침을 해가면서도 케리어를 학교에 끌고다니며 인근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자며 1박 2일 18학점 수업을 듣기도 했다.
하늘이 나의 노력에 감동을 한 것인지, 졸업시험을 한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변호사시험에도 한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건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변호사시험 전과목(거의 전과목)을 데이터화했다. 주요 내용을 전부 한글파일로 정리해서 객관식시험을 대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케이스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번 실전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하고, 모범답안을 계속해서 정리했다.
그게 합격의 요인이랄까? 생활비를 벌어가면서 로스쿨 학점 15%이내로 유지하면서, 단번에 졸업시험에 합격하고, 단번에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비법이라면 바로 학원 강사가 알려준 내용을 학습한 것이 아니라, 교수님이 알려준 내용에 수동적으로 따라간 것이 아니라, 자기주도로 요약본을 만들고, 요약본을 수정하고, 실전처럼 문제를 풀어 본 연습을 많이 한 것이라고 평가해 본다.